[노상호 교수의 책이야기⑭] 동물과 인간(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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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호 교수의 책이야기⑭] 동물과 인간(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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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68호] 승인 2024.03.2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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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동물’이 아닌 ‘동물과 인간’

반려동물이라는 용어가 보편화된 현재 한국사회에서 동물과 인간의 관계는 수십 년 전과 비교하면 변화한 시민의식만큼 다양하게 분화하여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에서는 최근 수 년 간 수의학을 포함한 의생명과학 연구에서 개와 고양이 등을 이용한 동물실험과 관련해 동물보호단체를 비롯한 시민사회의 고발과 언론보도가 다수 있어왔으며, 이로 인해 동물실험이 사회의 주목을 받는 등 큰 화제가 된 바 있다. 사실 개나 고양이뿐만이 아니다. 우리는 식용을 포함, 갖가지 목적으로 여러 종류의 동물을 이용하고 있으며 동물을 이용하는 목적 및 방식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또한 시대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특히 반려동물을 대하고 다루는 방식에 대해 정말로 그 동물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오랜 진화를 거쳐 사람에게 적응하여 사람 친화적으로 변화해 간 동물의 습성을 마치 사람을 대하 듯 의인화하여 이용하는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동물과 인간>은 이러한 의문들에 대해 알기 쉽게 풀어낸 책이다. 대표 저자 박재학은 오랫동안 실험동물과 함께 하여온 학자로 한국의 기관 동물실험윤리위원회 설치에 대해 그 기반을 구축한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간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실험동물의학 전공 교수로 살아온 세월을 마무리하고 지난 2월로 정년퇴임 하였다. 본 도서는 데일리개원에서 2014년부터 오랫동안 기고해온 기고문을 포함 동물과 인간의 관계에 관한 여러 글들을 공동저자이자 박재학 교수의 연구실 출신인 안나 박사와 함께 편집하고 모은 작품으로 안나 박사가 직접 그려 함께 담은 다양한 동물 삽화들 또한 직관적이며 인상 깊게 다가온다.

이 책에서는 그동안 인간이 동물을 식량공급원과 사역용, 또는 의학실험대상으로서 어떻게 이용해 왔는지, 한편으로는 이를 넘어선 근본적인 대안은 무엇인지를 때로는 역사적 기록을 통해 때로는 저자들의 전문지식과 경험을 통해 꼼꼼하게 기술하고 있다. 글머리를 ‘인간은 털이 없는 ‘나충’일 뿐이다’ 라는 증자의 글로 시작하면서 각종 고전에 나오는 동물과 관련한 기록의 해석을 통해 동물과 인간의 연대의 역사를 전해줌과 동시에 이어서 현대의 동물실험, 실험동물, 동물복지 및 동물실험대체 방법 등을 아우르는 전문적인 이야기를 관련 법규 등과 함께 쉽게 풀어낸다. 덧붙여 꼬마돼지 베이브 등을 통해 동물을 바라보는 인간의 다중적 시각에 대한 이야기 또한 놓치지 않았다.

한국사회는 이미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삶이 일상이 되었다.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 고기와 털을 얻는 대상으로부터 인생의 동반자로까지 그 위상이 확장된 동물과 인간이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독자는 쌓여왔던 고민을 나만의 방식으로 풀어낼 수 있을 것이다. 책 제목이 ‘인간과 동물’이 아닌 ‘동물과 인간’인 것은 두 저자의 동물에 대한 시각을 잘 나타낸다. 수의학계에 큰 족적을 남긴 대표 저자 박재학 교수의 정년퇴임을 늦게나마 축하 드리며 앞으로도 동물과 인간에 대한 고민을 일선 수의사 및 후학들과 계속 나누시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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